유방제 빠치피꼬 신부는 실제 인물로 1834년 정월 정하상의 도움으로 눈 덮인 혹한의 요동 벌판을 걸어서 조선에 들어왔다. 하지만 유 신부는 훗날 성인으로 시성된 젊은 과부 권진이 아가다와 불미스러운 일을 벌이는 바람에 한국 천주교 200년 역사에서 잊혀진 인물이 되고 만다.
유방제 신부는 3년 동안 조선에 머물지만 신망을 잃은 터라 사목다운 사목을 하지 못했다.
다만 임종 직전의 다산 정약용에게 종부성사를 베풀었다는 설이 있다.
하릴없이 청나라로 되돌아가 여생을 마친 유방제 신부는 중국 천주교 역사에서도 그 흔적을 찾기 어렵다.
천주를 믿는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만 해도 목숨을 잃던 시절에 죽음을 무릅쓰고 이 땅에 와서 교인들을 위로하기는커녕 사랑에 빠진 사제.
-어찌 그럴 수 있는가?
-과연 우리는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
작가는 이런 의문으로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유신부와 정하상, 권진이, 김인길… 그리고 감옥에서 처참한 일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신앙을 지켜내려고 하는 사람들과 배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내면의 죄, 인간의 뿌리는 무엇인지, 이 소설은 묻고 있다.
* 경희대 국문과 졸업
* 198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그리운 꿈> 당선으로 문단 데뷔
* 단편소설집 <투모로우> <안녕, 지하철>과 장편소설 <배교일기> <막사발> <엘리사의 질투> <서촌일기> 등이 있다.
1부 인간의 길…………… 7
2부 광야 길 …………… 43
3부 하늘 길 …………… 107
4부 굽은 길 …………… 163
5부 돌아가는 길 ……… 251
작가의 말 ……… 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