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대한민국의 대표적 안보통일전략가인 남주홍 교수의 자전적 회고록이다. 동시에 그의 지론인 ‘선 안보 후 통일’이라는 전략현실주의 안보통일론을 재조명하고 있다. 그는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칼 찬 선비’라는 예명과 ‘김정일의 천적’이라는 강렬한 수식어를 받을 만큼 확고한 국익우선론자이다. 그러나 보수와 진보, 좌와 우의 편파에도 불구하고 그의 본질은 정치와 세류에 흔들리지 않는 우국충정에 있다. 독자들은 저자의 지난했던 삶의 족적과 철저한 현실 안보론 앞에서 다소 긴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속에서 인용되고 있는 동서의 철학, 문학, 정치사상을 넘나드는 저자의 해박한 지적 여정에도 동참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런던의 안개비_자전적 성찰
영국 유학시절의 가난한 고학생이었던 그에게는 향수병이나 이방인의 서러움조차 사치였다. 오직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세상에서 두루 배우고, 열정으로 이성의 잠재력을 깨운다는 세 가지 신념 속에 생존을 위해 일자리를 찾아 뛰어다니고, 우산도 없이 걸어야 했고, 웨이터로 일하면서 손님이 남긴 샌드위치와 빗물 섞인 맥주를 홀짝거리며 배를 채워야 했다. 그리고 무조건 악착같이 공부해야 했다. 애버딘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런던대학교 정경대학원(LSE)에서 국제정치학 박사가 되고, 하버드대 연구원을 거쳐, 국방대학원 교수, 안기부 안보통일 보좌관, 평통 사무차장, 통일부 장관 내정자, 캐나다 대사,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 되었다. 그렇게 꿈을 찾아 달려 온 인생 열두 고빗길, 열두 고개를 넘어온 이야기를 뒤돌아본다.
갈림길, 정거장에서_인생론 단상
인생에서는 갈림길이 생기고, 나머지 한 길은 걸어보지 못한 길이 된다. 그는 ‘때’를 가늠할 나이가 되어, 철학이라는 의자에 걸터앉아 단상에 잠긴다. 아직 오지 않은 아름다움이 있기에, 평상심이라는 그릇을 가득 채우며, 다른 이들의 조연으로 살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치우침이 없는 중용적 삶의 태도를 견지하며, 살짝 비어 있음이 좋은 나이가 되면 천년의 시시비비도 바람이려니 하는 생각이 든다. 밤나무와 대나무처럼 선비는 더딤을 탓하지 않고, 명암에 구애받지 않으며 시대가 오면 그 밝음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 강화도 초막에서 보낸 어둡던 나날이나 캐나다 시절의 평화, 실용, 공공 외교를 펼치던 명예롭던 시절도 모두 같은 한 줄기 인생이 된다.
안보와 통일은 일체다_우국론 소고
《징비록》산실에서 그는 다시금 백척간두 위태로운 나라의 운명 앞에서 통렬하게 외쳤던 서애 류성룡의 절절한 경고를 되새겨 본다. 안보가 확보되지 않은 공상적 통일론과 북핵의 위험성을 안일한 동포애로 떠안으려는 낭만적 통일론자들에게는 “빠른 통일은 없다”고 일갈한다. 통일은 정보 전쟁이라는 국정원 제1차장 시절의 경험과 3개의 통일 특강을 통해 대학생, 일반 시민, 정책 담당자들에게 ‘빠른 통일’ 보다는 ‘바른 통일’을, 바르게 가는 것이 빠른 통일의 첩경임을 재천명한다. 안보에서도 내실을 기해야 하며 그것은 내부적으로는 부정부패의 척결과 공명정대한 강건한 국가체계의 확립과 경제발전을 통한 부의 축적을 기반으로 할 때, 비로소 바른 통일을 위한 준비라고 할 수 있다. 그에게는 나라를 걱정하며 국가보위를 살피는 선비의 기개와 ‘병가(兵家)’의 형형함이 운명처럼 서려있다.
걸프전, 이라크전, 아프칸전, 연평해전, 북 핵실험 등 전쟁과 평화, 안보 현안이 터질 때마다 단골로 TV에 불려나오는 대한민국 대표적 안보통일전략가다.
그는 중학교 때 기울어진 가세로 상고에 진학, 은행 말단사원으로 일하며 야간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더 큰 꿈을 꾸며 영국 유학을 단행했다. 애버딘대학교에서 전략학 석사, 명문 런던대학교정경대학원(LSE) 국제정치학 박사와 하버드대학교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을 역임하고 귀국하여 국방대학원 교수가 되었다. 이후 국가안전기획부 안보통일 보좌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차장, 통일부 장관 내정, 외교통상부 국제안보대사, 캐나다 대사, 국가정보원 제1차장 등 국가안보, 외교, 통일, 정보 부문 주요 정무직을 두루 거쳤다.
그의 명쾌하고 박진감 넘치는 현안해설과 통일론에 담긴 국익우선, “선 안보 후 통일”이라는 전략현실주의로 인해 보수나 진보라는 선긋기를 뛰어넘는 ‘칼 찬 선비’이자 ‘김정일의 천적’이라는 애칭을 얻게 되었다. 현재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장을 거쳐 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요 저서로는 《통일은 없다: 바른 통일에 대한 생각과 담론》《통일의 길, 그 예고된 혼돈》《한반도의 전쟁과 평화》《북한의 급변사태와 우리의 대응》등이 있다.
머리말
1. 런던의 안개비_자전적 성찰
열두 고빗길의 삶, 도전과 성취 16
깊고 차가운 눈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국제외교안보 전문가 ‘걸프 스타’의 탄생
‘김정일의 천적’
열정과 운명은 동의어다
젊은 날의 초상: 런던의 안개비 40
‘이 미련한 중국 놈아’
‘흙수저’의 금의환향
생각은 움직이면서 하라 51
나는 걷는다, 고로 존재한다
자연을 바라보는 법
세 가지 열정 60
몸과 마음을 바르게
세상에서 두루 배우라
열정으로 이성의 잠재력을 깨우자
나는 하나님을 믿는다 71
그분의 비밀스런 은혜
평온의 기도
인생 60에서 90까지 78
‘사람을 버는’ 노년을 위하여
사랑으로 황혼녘을 채우라
언제든 돌아가고 싶은 고향, 순천 87
‘순천 가서 인물자랑 말라’
은둔과 경세의 균형
내게 부족한 2% 95
신사의 정장, 미소
2. 갈림길, 정거장에서_인생론 단상(斷想)
‘때’를 가늠할 나이 104
정년은 없다
아직 오지 않은 아름다움
평상심이라는 그릇
나는 조연이다 116
나는 당신 인생의 조연이다
천년의 시시비비도 바람이려니
교양으로서의 철학 123
철학이라는 의자에 앉아
역사는 문제해결의 연속과정이다
시대가 선비를 부른다 133
밤나무와 대나무
강화도 초막의 그날들
그분의 시간표를 따라
걸어보지 못한 길 146
갈림길과 정거장
이슬비 촉촉이 내리면
중용적(中庸的) 삶의 태도란 무엇인가 153
치우침이 없다
살짝 비어있음이 좋다
주 캐나다 대사 시절: 짧은 재임, 긴 경험 161
명예로운 특명
평화, 실용, 공공 외교
‘병가(兵家)의 팔자’
3. 안보와 통일은 일체다_우국론(憂國論) 소고
《징비록》 산실에서 176
시간은 과연 우리 편인가 188
예고된 혼돈 200
북핵, 어떻게 해야 하나 213
북한은 급변할 것인가 226
국가정보원 제1차장 시절: 통일은 정보 전쟁이다 237
통일 특강 3편 재음미 254
제1강: 통일이란 무엇인가_대학생들에게
제2강: 통일이란 무엇인가_일반 시민들에게
제3강: 통일이란 무엇인가_정책을 담당하는 이들에게
《통일은 없다》의 재해석 325
《통일은 없다: 바른 통일에 대한 생각과 담론》
“북한은 아니다”
북한의 협상 전략
전시 작전 통제권 환수와 평화 협정의 함정
6.15식 통일은 바른 통일이 아니다
‘빠른’ 통일은 없다
결어
맺음말 아름다운 마무리를 향하여: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부록 나의 시, 나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