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머리 앤》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달콤해도 괜찮은 스물아홉 살을 위한 성장 로맨스
《달콤한 나의 블루 캐슬The Blue Castle》은 1926년 몽고메리가 쓴 로맨스 소설이다. 1세기 전 작품이지만 내용과 메시지가 지금의 독자가 읽어도 충분히 와 닿으며, 무엇보다 재미가 있다. 또한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 살든 ‘스물아홉’은 아픈 나이이며, 그래도 충분히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가 공감이 간다.
몽고메리의 대표작 《빨간 머리 앤》이 세상 모든 소녀들에게 꿈을 심어준 성장 소설이라면, 이 책은 세상의 모든 스물아홉에게 “누군가에게 잘 보이겠다고 허둥대지 마라, 이미 늦은 건 아닐까 걱정하며 서두르지 마라, 주눅 들지도 말고 그저 즐거워하라!”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성장 로맨스 소설이다.
스물아홉 생일, 선물 대신 1년 후 죽는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밸런시.
혼자 쓸쓸히 늙어 죽지 않아도 되니 다행인가?
그래도 사랑 한번 못해보고 죽는 건 억울하잖아!
‘죽기 전에 꼭 한번 사랑해보리라’ 결심한 밸런시의 유쾌발랄한 도전기!
유서 깊은 스털링가에서 어머니를 비롯해 온갖 집안 어른들의 충고와 참견과 오지랖 속에 답답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밸런시. 식사 시간에 1분이라도 늦으면 못마땅한 눈초리를 쏘아대는 냉정한 어머니, 빵 껍질 하나도 맘대로 남기지 못하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당고모, “노처녀가 가장 좋아하는 감은, 바로 신랑감”이라는 웃기지도 않은 농담을 해대는 백부라니…. 그 속에서 찍소리 한번 못 내고 주눅 들어 있는 이유는, 소심한 성격 탓도 있지만 스물아홉 살 먹도록 결혼을 못한 노처녀이기 때문이다.
그 나이가 될 때까지 그녀를 욕망하는 남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아홉 살 때 학교에서 모든 여자아이들이 남자아이들에게 선택을 받아 짝꿍이 생겼을 때도 혼자 덩그마니 남겨져 “어머, 너 남자 친구가 없어서 어떡하니”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풋풋한 처녀 때 머리칼을 곱슬곱슬 말고 볼을 붉게 물들이고 간 파티장에서도 꿔다놓은 보릿자루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것도 그나마 파티에 초대 받던 시절 이야기이고 현재 그 마을 사람들은 밸런시를 파티에 초대하지 않은 지 한참 됐고, 심지어 보잘것없어서 분위기를 망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사촌의 결혼식 들러리에서도 탈락된 신세다.
그런 그녀에게 작은 변화가 생긴다. 불행히도 반가운 변화가 아니라 ‘심장 발작’이 일어난 것이다. ‘1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시한부 선고에 그녀는 살짝 슬프긴 했지만, ‘혼자 늙어 죽지 않아도 되니 차라리 잘 된 거 아닌가? 어차피 1년밖에 못 산다면 이제부터 내 멋대로 살아보겠어!’라며 일탈을 감행한다.
어머니의 말도 안 되는 잔소리에 대항하고, 위선을 떠는 친척들에게 말로 통쾌하게 한 방씩 먹이고, 사생아를 낳았다는 이유로 마을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미혼모를 도와주는 등 하고 싶은 말과 일들을 마음껏 해본다.
그런 그녀의 변화에 일가친척은 호들갑을 떨며 반대의 소리를 드높이지만, 밸런시는 코웃음을 친다. 그녀를 위해주는 척하지만 결국은 자기네 체면을 걱정하는 그들의 이기심에 더 이상 휘둘릴 시간 같은 것은 없기에…….
그리고 마지막 일탈로 몇 해 전 마을에 정착한 근사한 남자, 버니에게 사랑을 고백하기로 결심한다. 배타적이고 옹졸한 마을 사람들의 악의적인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홀로 유유히 살아가는 멋있는 버니에게 마지막을 멋지게 베팅하기로 한 것이다.
스털링가의 구제 불능 노처녀로 낙인찍힌 밸런시의 마지막 1년이 과연 반짝반짝 빛날 수 있을까?
1874년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있는 클리프턴 마을에서 태어났다. 두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우체국을 경영하는 조부모 손에서 자랐다.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에 재능이 있어서 열여섯 살 때 쓴 시가 지방 신문에 실리기도 했다. 이후 샬럿타운에 있는 프린스 오브 웨일스 대학과 핼리팩스에 있는 댈하우지 대학에서 공부한 후 교사가 되었으나, 스물네 살 때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외할머니를 위해 캐번디시로 돌아와 우체국 일을 도왔다. 틈틈이 글을 써 잡지에 시와 소설을 발표했으며 신문 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18개월 만에 완성한 『빨간 머리 앤』 원고를 여러 출판사에 보냈지만 거절당하고, 2년 뒤 다시 수정해 보스턴 출판사에 보내 비로소 출간했다. 1908년 『빨간 머리 앤』은 출간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수많은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앤의 다른 이야기를 담은 후속작을 쓰기도 했다. 1911년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약혼자였던 이완 맥도널드 목사와 결혼한 뒤, 작가로 활동하며 1935년에는 대영제국 훈장을 받기도 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토론토에서 사망해 캐번디시의 묘지에 묻혔다. 그녀는 생전에 20여권의 소설과 1권의 시집을 남겼다고 한다.
· 스물아홉 생일, 어디 갈 곳 하나 없고
· 예쁘지도 못나지도 않은 그냥 별 볼 일 없는 외모
· 친구 사귀는 재주도 없고
· 양초 하나 못 사는 처지에 달빛을 갖고 싶다고 징징대봐야
·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한 번 더 참으면 될 것을
· 시작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눈물로 마감하는 하루
· 창밖은 햇살에 잠겨 한껏 황홀한데 나의 삶은…
· 추억할 과거가 없다는 건 미래가 없는 것보다 더 슬프다
· 갈색 드레스밖에 어울리지 않는 여자란
· 나는 머릿수 채우는 사람일 뿐일까
· 평생 조용히 살았으니, 이젠 조용히 있지 않아도 돼
· 죽기 전에 작은 모래성이라도 가져보고 싶은 소망
· 다른 사람들 비위나 맞추는 삶은 지긋지긋하다
· 반항이란 일단 한번 하고 나면 다음부턴 식은 죽 먹기인 법
· 체면 따위 개나 줘버리자
·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블루 캐슬이 있다
· 입술보다 눈으로 더 많은 말을 하는 남자가 좋다
·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아무 상관없다
· 당신이 괜찮다면 나도 괜찮아
· 살다 보면 어떤 것은 서서히 알게 되고 어떤 것은 번개처럼 번쩍 깨닫게 된다
· 하루하루가 유쾌한 모험의 연속이다
· 죽음에 대한 희망이 없다면 그 누가 인생을 견딜 수 있을까
· 슬픈 이야기는 숲 속 깊숙이 묻어두고
· 남은 날을 함께 보내고 싶은 사람
· 행복하자, 남은 날들이여
·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조금이라도 알았던 적이 있었을까
· 날마다 새롭고 신기한 방으로 들어가는 문이 열려 있다
· 스스로 갇힌 감옥은 감옥이 아니어라
·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만 간다는 자체가 재미있는 것
· 즐겁게 보냈다, 서두르지 않았다, 허둥대지 않았다
· 사과 한 접시, 벽난로, 재미있는 책 한 권이면 충분해
· 그동안 얼마나 많은 봄이 다녀갔을까
·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추억을 만든다는 건
· 평생에 한 번은 한심하게 사치를 부려 보고 싶은 마음
· 내 낡은 시계도 서서히 멈추고
·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 없다
· 머리를 자꾸 얻어맞으면 자연스럽게 다소 무감각해지는 법
· 아주 사소한 것으로도 마음 아플 수 있다
· 아파도 슬퍼도 이젠 떠나야 할 때
· 단 하나도 잊어버리지 않고 전부 간직하고 싶은 기억들
· 세상이 아름다운 건 그 안에 당신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아름다움이 있다
· 스물아홉 살, 가출하기 참 좋은 나이
· 이제 울지 마, 달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