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형사, 나 자신만 생각한다면 개류족이 되는 게 좋아. 개류족이 되고 나면 나한테 주어지는 권리와 혜택들이 너무 많거든. 아무리 삶에 대한 의욕이 없는 사람이라도 개류족이 되고 나면 죽고 싶어도 아까워서 못 죽을걸? 이 정도면 이해하겠어?”n“…….”n태형은 S29 형사의 말을 듣고는 조용히 일어나 다 태운 담배꽁초를 벤치 옆에 세워져 있는 재떨이에 비벼 껐다. n그리곤 치안부 쪽으로 몸을 돌려 무거운 발걸음을 떼려 할 때였다.n“하지만…….”n끝난 줄로만 알았던 S29 형사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n태형은 그 자리에 선 채로 S29 형사의 말을 가만히 들었다.n“나 자신만이 아닌 모두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비개류족으로 남아있는 게 좋을 거야. 개류족의 대부분은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변화를 선택한 사람들이니까……. 가끔은 나도, 음, 언제였더라…… 아, 그래, 왜 삼 년 전에 내가 범인 쫓다가 심장에 총알이 박혀서 급하게 이식 수술을 받았었잖아. 그전이 그립기도 해. 그땐 머리와 가슴이 차갑지 않았으니까.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 머리와 가슴이 따뜻했던 때가 문득문득 떠올라. 하지만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없어. 내 의지로 받은 이식 수술도 아닐뿐더러 일 등급이 아닌 이 등급짜리지만 그래도 개류족이 되고 나니까 좋은 게 많거든. 계산이나 판단, 기억력도 엄청나지고 뭐…… 그치만 그만큼 난 이미 온몸에 단물이 배여 버렸단 소리인 거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글을 쓰고 싶은 사람,
그 글을 눈이 아닌 마음으로 읽어주시길 바라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