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는 약력 따윈 공개하지 않겠다고 한다. 밝힌다면 ‘210’이라는 필명과 등단한 적도 없는 무명작가라는 사실, 화려하진 않지만 치열하게 살아오면서 보이고 느끼는 세상의 모습과 부조리를 틈틈이 시로 적어왔고, 이 시를 묶어 이번에 ‘색채 시 시리즈’ 제1집을 발간했다는 사실뿐이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할 뿐 신상정보는 오히려 독자에게 편견을 준다는 게 지은이의 신념이다.
작품으로 말하겠다는 작가의 주장이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다. 작품은 작가의 삶 일부일 수도 있어 그렇다. 하지만, 작가에 대한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작품을 감상하고 그 감상을 통해 작가의 모습과 그 삶을 유추하는 방법 또한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