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주는 긴장감은 덜고 일상이 주는 지루함은 벗어나
여행과 일상 사이에 머무를 수 없을까
남쪽 나라에서 보낸 나의 겨울은 따뜻했다.
매일 산책을 했고, 책도 많이 읽었고, 제법 글을 쓰기도 했다.
만날 사람도 없고, 할 일도 적다 보니 나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나는 겨울이 오면 따뜻한 남쪽 나라를 찾아가는 삶의 방식을 고수할 것 같다.” -본문 중
일상 같은 여행, 여행 같은 일상. 누구나 둘 사이의 간격이 크지 않은 삶을 꿈꾼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것을 실행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삼십 대에 사표를 쓰고 세계 일주를 시작한 이후, 사나흘에 한 번씩 잠자리를 바꿔야 하는 유목민의 삶을 12년간 해온 김남희. 그녀는 가끔이라도 짐을 가볍게 해서 한곳에 오래 머물며 몸에 무리가 덜 가는 여행을 하고 싶었다.
40도의 열기에서는 돌아다닐 수 있었지만 영하권에서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비실거렸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강제하는 소비의 규모에서도 잠시 벗어나고 싶었다. 만나야 할 사람이 많고, 사야만 하는 물건이 있고, 누리고 싶은 문화생활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추위를 피해, 갖은 소음으로 흐트러진 내 몸과 마음을 추스를 곳이 필요했다. 치안이 좋아서 혼자라도 안심하고 지낼 수 있고, 감수성을 자극할 만한 자연이나 전통이 남아 있는 남쪽 나라에서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산책도 하면서 한껏 게을러지고 싶었다.
산책, 독서, 휴식, 사람, 자연과 느릿느릿 보낸 200일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아보기》는 여행가 김남희가 찾은 겨울 쉼터에서 충분히 느릿느릿 살아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조금 느리더라도 어떻게 하면 나만의 방식대로 인생을 꾸릴 수 있을까 늘 고민해온 그녀는 이번 여행에서도 사람과 자연을 중심으로 그 나라를 깊숙하게 들여다본다. 가장 먼저 찾아간 발리는 번식과 생명의 강력한 의지로 넘실거리는 땅이었다. 짙고 농염한 초록의 논과 숲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한껏 게으르게 온전한 쉼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
여행 베테랑의 수첩을 옮긴 가이드북 증정
이 책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아보기》를 구매하는 독자들에게는 여행고수인 저자의 수첩을 기반으로 만든 가이드북《따뜻한 남쪽 나라 여행을 위한 안내서》를 증정한다. 저자가 SNS를 통해 추천해온 여행지의 식당, 카페, 산책코스 등은 이미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믿고 가는 것은 유명하다. 한국인보다 현지인에게 더 유명한 명소, 가격 대비 만족도가 큰 식당, 호젓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카페 등의 정보가 빼곡하게 실려 있다. 이 겨울이 가기 전에, 재충전의 시점이 너무 늦지 않게, 따뜻한 남쪽 나라로 떠나는 건 어떨까.
여행가. 서른넷에 방을 빼고 적금을 깨 배낭을 꾸려 10년 넘게 세상 구석구석을 걸어다녔다. 10년쯤 유목민으로 살다보면 어느 한곳에 정착하게 되리라 믿었으나 세상은 넓고 호기심과 열정은 꺼지지 않아 여전히 길 위에 서 있다. 다리에 힘이 남아 있는 한, 길 위의 여행자로 살아가기를 꿈꾼다. 가난해도 아낌없이 제 것을 나눠주던 길 위의 사람들처럼 그녀도 빈약할지언정 수입의 일부는 여행하는 나라의 아이들을 위해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전4권) 『유럽의 걷고 싶은 길』 『일본의 걷고 싶은 길』(전2권) 『외로움이 외로움에게』 『삶의 속도, 행복의 방향』(공저) 『라틴아메리카 춤추듯 걷다』 『이 별의 모든 것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아보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