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무속신앙에 호러와 스릴러를 더해
건드리지 말아야 할 물건에 손을 댔다.
생애 최악의 악몽이었다. 꿈속에서 그는 흉가의 침낭 속에 누워 있었다. 그래서 꿈인지 현실인지 구별하기가 힘들었다. 개와 고양이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찢어지고 으르렁거리는 외침마다 사악함이 깃들었다. _본문 중에서
샤머니즘에 투영시킨
그늘에 있는 사람에게 악은 접근하기가 쉽다. 특유의 어두운 색깔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_본문 중에서
똬리를 튼 뱀의 상반신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입술이 젖혀지며 턱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났다. 충분히 사람을 삼킬 수 있을 확장력을 본 서경은 공포에 질렸다. _본문 중에서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가슴 안쪽에서 힘이 솟아올랐다. 꿈틀거리고 혀를 쉿쉿거리는 힘이었다. 교감은 뱀을 만난 쥐처럼 몸을 움츠렸는데 그 꼴을 보니 서경은 기분이 새로웠다. 그녀는 새로운 힘, 가지지 못했던 능력을 느끼고 있었다. _본문 중에서
종교와 무속신앙의
앞으로도 섭주는 예기치 못한 공포로 사람들을 노릴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파고들어 공포를 강화시키고 아픔을 알아내어 약화시킨 후 깊은 어둠으로 유인할 것이다. 그것이 섭주 땅을 기름지게 하는 자양분임을 알기에. _본문 중에서
스타일과 일관성을 중시하는 신비주의 스릴러 작가. 가상의 지역 섭주를 배경으로 한 《살: 피할 수 없는 상갓집의 저주》, 《신을 받으라》, 《올빼미 눈의 여자》, 《섭주》는 무속공포 소설이며, 조선시대 섭주가 배경인 《전율의 환각》, 《화승총을 가진 사나이》 등의 ‘귀경잡록 시리즈’는 러브크래프트식 코스믹 호러물이다. 패러디 소설 《신 전래특급》으로 고전과 키치의 혼융에 성공한 박해로 작가는 〈고문관〉으로 군대 폭력이라는 공통된 소재를 받아들이면서도 설득력 있는 무속공포를 가미해 특유의 독창미를 잃지 않았다.
1. 발굴 _ 07
2. 잠복기 _ 43
3. 발현 _ 125
4. 폭주 _ 195
5. 사파왕(蛇爬王)과 우녀(牛女)의 전설 _ 281
6. 반격(反擊), 반격(半擊) _ 341
7. 서경 _ 391
8. 섭주 _ 413
에필로그 _ 455
작가의 말 _ 4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