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던전: 김봉석 영화리뷰 판타지·슈퍼히어로 편>은 8개의 챕터로 이뤄져 있다.
01 이세계를 건축한 판타지 편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훌륭한 프리퀄 <호빗> 시리즈,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그리고 3D 영화의 신기원을 이룩한 <아바타>처럼 정밀하게 그려낸 환상의 세계를 탐사한다. 02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다 편은 구전동화 같은 이야기를 팀 버튼만의 색깔로 멋지게 구현한 <빅 피쉬>를 필두로 피터 잭슨의 <킹콩> <러블리 본즈> 그리고 나이트 샤말란의 <빌리지>까지 현실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환상극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기예르모 델 토로는 〈크로노스〉(1993), 〈악마의 등뼈〉(2001), 〈블레이드 2〉(2002), 〈헬보이〉(2004) 등 현실보다는 판타지를 주로 이야기해온 감독이다. 전작들 중에서 〈판의 미로〉와 가장 흡사한 영화는 역시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한 〈악마의 등뼈〉다. 전쟁 때문에 거의 폐허로 변한 고아원에서 아이의 귀신이 나타나는 〈악마의 등뼈〉에서 기예르모 델 토로는 말한다. “진정 두려워해야 하는 존재는 죽은 이가 아니라 살아 있는 자”라고. 그는 언제나 판타지를 통해 현실을 이야기해온 감독이었다. 할리우드에서 만든 〈블레이드 2〉와 〈헬보이〉는 액션을 앞세운 블록버스터였지만 그저 영웅담을 늘어놓기보다는, 세상을 구원해야 할 운명을 타고났지만 정작 자신은 구원하지 못하는 아웃사이더의 고민을 보여주는 수작이었다. 그리고 〈악마의 등뼈〉와 〈판의 미로〉는 내전의 고통과 상처 속에서 성장해야만 하는 아이들의 용기와 눈물을 보여주는 걸작이다.”
-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中 -
03 판타지 어드벤처, 환상특급을 타고 편은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툼 레이더> <툼 레이더 2: 판도라의 상자> <어벤저> 등 스펙타클한 볼거리로 무장한 작품을 추렸고, 04 동화의 재해석, 새로 현현한 환상 세계 편은 브라이언 싱어(<잭 더 자이언트 킬러>), 토미 위르콜라(<헨젤과 그레텔: 마녀사냥꾼>), 팀 버튼(<찰리와 초콜릿 공장>), 론 하워드(<그린치>), 브래드 실버링(<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등 개성 있는 감독들이 동화를 재해석하여 새로운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을 한데 모았다.
“론 하워드는 미국 TV 같은 감독이다. 신랄한 소재를 스펙터클하게 다루면서도 늘 해피엔드로 마무리 짓는다. 약간 꺼림칙하긴 하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론 하워드는 세련된 어법으로 상식적인 영화를, 감동적으로 만든다. 시작은 TV 연출이었지만, 론 하워드는 TV에서도 다뤄도 될 만한 소재를 잘도 영화로 만든다. 그에게는 따듯한 홈드라마나 코미디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처럼 보인다. 〈분노의 역류〉(1991)나 〈랜섬〉(1996)처럼 액션이 주도하는 영화도 론 하워드의 손에 들어가면 ‘가족영화’가 된다. 그러면서 스펙터클에서도 재능을 보인다. 〈파 앤드 어웨이〉(1992), 〈아폴로 13〉(1995) 같은 ‘기록’영화에서 론 하워드는 사실적인 스펙터클에 집착한다.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그 시대를 재현하게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
- <그린치> 中 -
05 영 어덜트 판타지, 어둡고 빛나는 성장통 편은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해리 포터와 불의 잔>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브레이킹 던 part2>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커버넌트> 등 신비한 판타지와 성장 서사가 조화롭게 배어 있는 작품을 소개한다. 06 슈퍼히어로, 영화계 중심에 서다 편은 어둠 속에서 고뇌하는 슈퍼히어로(<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 ‘친근한 이웃’ 같은 슈퍼히어로(<스파이더맨 2> <스파이더맨 3>), 돌연변이 슈퍼히어로(<엑스맨 2> <엑스맨: 최후의 전쟁>) 등 특색 있는 슈퍼히어로물을 선보인다.
“책으로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던 〈반지의 제왕〉이 완전한 이세계를 다룬 판타지라면, 〈해리 포터〉 시리즈는 우리 세계와 겹쳐진 마법의 세계를 그리고,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일상 속에 존재하는 환상 즉 어반 판타지Urban Fantasy를 보여준다. 판타지는 이제 다른 세계의 환상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꿈 그리고 일상의 뒤틀림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1> 中 -
07. 히어로즈 유니버스, 크로스! 편에서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맨 오브 스틸>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처럼 하나의 세계관으로 수렴되는 마블과 DC의 슈퍼히어로물을 확인할 수 있다. 08 안티히어로들의 히어로물 뒤틀기 편은 악마(<헬보이> <헬보이 2: 골든 아미> <스폰>), 악당(<데드풀> <수어사이드 스쿼드>), 경비원(<언브레이커블>), 고등학생(<킥 애스: 영웅의 탄생> <킥 애스 2: 겁 없는 녀석들>), 퇴마사(<콘스탄틴>) 등 익숙한 슈퍼히어로물과는 결이 다른 매력의 작품을 총망라했다.
“샤말란의 모든 영화는 일종의 맥거핀이다. 〈식스 센스〉의 유령, 〈싸인〉의 외계인, 〈빌리지〉의 숲속의 괴물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그것들은 그저 하나의 상황이고 전제일 뿐이다. 샤말란은 자신이 말하고 싶어 하는 무엇을 위해, 그런 장르적인 관습을 미리 풀어놓고 관객을 몰아가는 것이다. 아주 멋진 스타일로.”
- <언브레이커블>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