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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

서보 머그더 (지은이), 김보국 (옮긴이) | 프시케의숲
  • 등록일2020-04-08
  • 파일포맷epub
  • 파일크기52 M  
  • 지원기기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태블릿, PC
  • 보유현황보유 1, 대출 0, 예약 0
  • 평점 평점점 평가없음

책소개

<b>;"4천 쪽만큼의 감정이 4백 쪽에 응축돼 있다”_신형철(문학평론가)<BR>;《뉴욕 타임스》 ‘올해 최고의 책’(2015)</b>;<BR>;<BR>;어떤 책은 단숨에 주목을 받지만, 어떤 책은 마음에 점점 파문이 일 듯 느리게 알려진다. 이 책 《도어》가 바로 그렇다. 처음 헝가리에서 1987년에 발간되어 자국의 국민작가 반열에 올랐지만,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 한참 지나서였다. 프랑스 페미나 상을 수상한 것이 2003년, 그리고 뉴요커들에게 화제가 되며 《뉴욕 타임스》 ‘올해 최고의 책’에 꼽힌 것이 2015년이다. 작품이 재조명된 궤적만 놓고 본다면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를 강하게 연상시킨다. 오랜 기간 여러 세대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면서 그에 대한 소문이 포개고 겹쳐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BR>;<BR>;《도어》는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두 여성의 20년 동안의 관계를 다룬다. 저명한 작가인 ‘나’는 집안일을 돌봐주는 사람을 구하면서 에메렌츠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에메렌츠는 무척 독특한 인물로, 결코 고분고분하지 않고 자기 주관이 확고하다. 하루에 몇 시간 동안 일을 할지 공식적인 합의도 없었고, 보수가 얼마가 될지도 그녀 스스로 정했다. 며칠 동안 아예 오지 않기도 하고, 밤늦게 나타나 새벽까지 부엌을 청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행동은 나름의 합리성 아래 이루어지는 것들이었고, 놀랍게도 심지어는 교양인인 ‘나’가 몰랐던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기도 한다. 모든 면에서 대조적인 ‘나’와 에메렌츠, 두 여성은 어느새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간다. 그러나 작가로서 염원해온 ‘나’의 성공과 함께 둘 사이에 파국이 다가온다. <BR>;<BR>;<b>;여성들에게는 여성들의 조르바,<BR>;아니, 에메렌츠가 필요하다 </b>;<BR>;<BR>;《도어》는 에메렌츠라는 인물의 독특한 면모를 그려내는 데에 공을 들인다. 에메렌츠는 전쟁과 혁명의 역사를 거치며 힘든 삶을 살아온 사람이다.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일찍부터 가정부 생활을 시작했으며, 당연히 교육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녀를 결코 무지하다고 할 수는 없다. 소설 속에서 지성적인 교양인인 ‘나’는 에메렌츠 특유의 판단력과 예술 감각, 역사관 등에 자주 놀라워한다. “냉철한 비관론자이자 냉소적 반지성주의자이면서 강인한 생명주의자이고 열정적인 헌신자이기도 한 사람. 한없는 존경과 연민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이 여성은 저 유명한 그리스 남자 조르바의 정반대편에서 당당히 빛난다.”(신형철 평론가) <BR>;<BR>;작가 서보 머그더는 에메렌츠를 주체적인 인간으로서 세심하게 그려낸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그것을 무조건적인 예찬의 형태로 그려내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경우에 따라 에메렌츠의 행동은 무례하고 불쾌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작가는 그런 ‘행동’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다만 그런 ‘태도’에 대해서는 늘 이해하려 한다. (타인의 평가에 의한) 명예보다 (주체적인) 품격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듯하다. 더구나 에메렌츠는 도시의 노동자다. 예속되기 쉬운 사회적 위치에 있으면서도 그녀는 자신의 품격을 단단히 지켜나간다. 에메렌츠는 누구보다 주체적인 여성으로서 세상과 긴장하고 갈등하지만, 타인의 반응에 일일이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간다. 어떤 독자들은 이제 조르바를 지우고 그 자리에 에메렌츠를 놓고 싶은 유혹을 강하게 느낄지도 모르겠다. <BR>;<BR>;<b>;“지구상에 존재하기에는 <BR>; 너무나 완벽한 사랑을 예찬하는 이야기” </b>;<BR>;<BR>;에메렌츠는 비밀이 많은 사람이다. 특히 그녀 집 안에 있는 한 ‘문’이 그렇다. 그녀의 집 앞마당에는 온갖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닫힌 문 안으로는 누구도 들어갈 수 없다. 그런 그녀을 두고 온갖 소문이 돌기도 했고, 실제로 경찰에서 조사를 나오기도 했으나, 그 닫힌 문은 꿈쩍도 않는다.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 문의 존재를 강하게 의식하며 전개된다. 문은 에메렌츠 삶의 미스터리이고, 그 문을 여는 과정에서 작중 ‘나’에게 큰 회한을 안겨준다.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하는 일이,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커다란 배신이 되어버린 것이다. “내 자신의 삶을 이해하는 방식을 바꾸어놓았다. 엄밀한 정직성과 섬세한 미묘함을 지닌 작품이다.”(《뉴욕 타임스 북 리뷰》)<BR>;<BR>;작가 서보 머그더는 ‘문’의 비밀을 향해 소설을 서서히 고조시켜 나간다. 그 과정에서 제시되는 에메렌츠의 삶은 드라마틱하고 비극적이다. 단연 압권은 마침내 문이 열리고 나서의 장면이다. 이 작품을 두고 여러 매체가 탁월한 스토리텔링에 주목했다. “이 작가는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내는 데 일가견이 있다.”(《퍼블리셔스 위클리》) “두 여성 사이의 긴장은 매혹적이며, 때로는 소름끼치기까지 한다.”(《클리버 매거진》) 그녀의 작품은 지금까지 40여 개국에서 출판되었다. 이제 한국 독자들이 《도어》를 만날 차례다.<BR>;<BR>;<b>;‘추천의 글’ 전문<BR>;_신형철(문학평론가)</b>;<BR>;<BR>;봄에 원고를 받았는데 지금은 쌀쌀하다. 헝가리 문학이라면 마라이 산도르, 크리스토프 아고타, 케르테스 임레 등을 떠올리게 되는데, 서보 머그더는 우리에게 아직 친숙하지 않은 것을 보면 그들만큼은 못 되는가 싶었다. 어설픈 예단이었다. 여름과 가을을 보내며 나는 이 소설을 천천히 세 번 읽었다. 일생 동안 육체노동을 해온 노년의 가사도우미와 그보다 스무 살 어린 중년의 작가, 두 여성이 교류한 20년 동안의 우정과 파열의 기록. 4백 쪽이 안 되는 소설을 4천 쪽짜리 대하소설인 양 읽어야 했다. 4천 쪽만큼의 감정이 4백 쪽에 응축돼 있었기 때문이다.<BR>;<BR>;일단은 육체노동자 에메렌츠의 소설이다. 양차 대전을 관통하며 노년에 이른 한 헝가리 여성의 내면은 철문처럼 닫혀 있는데, 그것을 열어 보이는 것이 이 소설의 일차 과제다. 그가 겪은 불행은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것이었고, 그러고서도 사람이 살아내려면 획득해야만 했을 바로 그 성격적 형질을 그는 갖게 되었다. 냉철한 비관론자이자 냉소적 반지성주의자이면서 강인한 생명주의자이고 열정적인 헌신자이기도 한 사람. 한없는 존경과 연민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이 여성은 저 유명한 그리스 남자 조르바의 정반대편에서 당당히 빛난다.<BR>;<BR>;조르바가 빛날 수 있었던 것은 작가 카잔차키스를 닮은 서술자가 그와 보색 대비를 이루어서였듯이, 여기에도 서보 머그더를 닮은 서술자가 있고, 이 소설은 그의 길고 힘겨운 고백이기도 하다. 전반부는 그가 에메렌츠라는 여성의 깊이를 통해 인생 그 자체의 깊이를 알아가는 수업의 기록이다가, 후반부로 가면 돌이킬 수 없는 어떤 선택에 대한 형벌 같은 회한의 기록이 된다. 나의 어떤 선택에 대해, 그것은 배반이 아니라고 모두가 위로해도, 나 자신만은 그것이 배반임을 아는 때가 인생에는 있다. 이 소설은 우리 모두의 그런 때를 짓누르듯 지켜본다.<BR>;<BR>;동시대의 과학이 인간을 뇌와 유전자로 환원해서 이해할 때 문학은 그 성과에 경탄하면서도 허전함을 느낀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치러야 할 대가라는 것이 있고 그것은 아마도 서로 고통을 나눠 갖는 데 걸리는 시간일 것이라는 생각을 문학은 버릴 수 없어서다. 이 소설에서 두 인물의 20년을 그 무엇이 대신할 수 있을까. “아주 예리한 칼로 사람의 심장을 찌르면 그 사람은 바로 쓰러지지 않는다.” 뒤늦게 천천히 쓰러지는 인물들과 함께 쓰러지고 있는 이런 소설을 읽을 때마다 감히 이곳에 인간성의 본질이 있다고 나는 믿게 된다.

저자소개

헝가리의 작가로서 외국에 가장 많이 알려진 여성 작가다. 그녀는 제1차 세계대전이 진행 중이고, 그 결과 다뉴브 제국이 세상에서 사라진 해인 1917년 10월 5일 헝가리의 동부 도시 데브레첸에서 개신교 집안의 딸로 태어났다. 1935년에 데브레첸의 김나지움을 졸업하고, 코슈트 러요시(Kossuth Lajos) 대학에 바로 들어가 고전어(라틴어)와 헝가리 문학을 전공했고, 1940년 교사 자격증을 얻으며 철학 박사로 졸업했다. 졸업과 함께 시작해 1945년까지 교사로 재직했으며, 이어서 1949년까지는 교육부에서 일했다.

서보 머그더의 문학은 시로 시작된다. 1947년 ≪양(Barany)≫, 1948년 ≪인간으로의 회귀(Vissza az emberig)≫ 등의 시집을 발간했다. 그녀는 ≪뉴거트≫의 전통을 잇는 우이홀드 그룹의 시인이었다. 높은 수준의 순수시를 지향하는 그의 문학은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어울리지 않았고, 그 원인이 부르주아라는 출신 성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 때문에 서보 머그더는 1949년 저명한 바움가르텐(Baumgarten) 상을 수상했으나 수상 자체가 바로 무효화되었다. 그와 동시에 그녀는 공무원 신분을 잃게 되었음은 물론, 이후 10년 동안 작품 발표 금지령을 받는다. 1947년에 결혼한, 작가이자 번역가인 남편 소보트커 티보르(Szobotka Tibor)의 운명도 서보 머그더와 마찬가지였다. 1956년 헝가리 혁명의 영향으로 비로소 출판 금지령에서 해제되었고, 서보 머그더는 그 후 전업 작가로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2007년 11월 19일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죽음을 알린 헝가리의 통신사 ≪MTI≫에 의하면 “헝가리의 가장 중요한 작가 가운데 하나인 서보 머그더가 의자에 앉아 책을 읽으면서 평화롭게 잠들었다”고 한다.

서보 머그더는 시, 아동문학, 드라마, 여행기, 에세이 등 문학 전반에서 업적을 남겼다. 서보 머그더의 소설만 몇 개 들자면 ≪프레스코(Fresko)≫(1958)를 필두로 ≪사슴(Az oz)≫(1959), ≪도살 잔치(Disznotor)≫(1960), ≪필러투시(Pilatus)≫(1963), ≪창세기 1장 22절(Mozes egy, huszonketto)≫(1967), ≪커털린 거리(Katalin utca)≫(1969), ≪옛 우물(Okut)≫(1970), ≪구식 이야기(Regimodi tortenet)≫(1977), ≪문(Az ajto)≫(1987), ≪엘리제를 위하여(Fur Elise)≫(2002) 등이 있다. 그의 작품은 지금까지 42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수백만 부가 팔릴 정도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하여 지금까지의 헝가리 사람 중에서 가장 많이 활자로 인쇄되어 세계적으로 알려진 사람으로 통한다.

국내외에서 수상한 수많은 경력 중 몇 가지를 들자면 1959년과 1975년에 수상한 요제프 어틸러(Jozsef Attila) 상, 1978년 코슈트 러요시 상, 2003 프랑스 외국여성문학(Prix Femina Etranger) 상 등이 있다. 그리고 1992년부터 세체니(Szechenyi) 문학예술원 회원이 되었고, 1993년에는 유럽 학술원 회원이 되었다.

목차

문 _007
\r\n계약 _011
\r\n예수의 형제자매들 _033
\r\n비올라 _050
\r\n관계들 _070
\r\n무라노의 유리 _084
\r\n폐품 수거일 _105
\r\n폴레트 _131
\r\n정치 _148
\r\n나도리-처버둘 _164
\r\n영화 촬영 _188
\r\n그 순간 _195
\r\n사순절 _213
\r\n크리스마스의 깜짝 선물 _234
\r\n작전 _244
\r\n머릿수건 없이 _264
\r\n수상식 _277
\r\n기억상실 _298
\r\n슈투 _319
\r\n피날레 _335
\r\n유산 _345
\r\n해결 _358
\r\n문 _366
\r\n
\r\n추천의 글 신형철(문학평론가) _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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