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우리가 말하는 그것, 인권일까 차별일까?”<BR>;인권전문가 구정우 교수가 말하는<BR>;나의 인권과 당신의 인권이 웃으며 싸우는 방법</b>;<BR>;<BR>;“한 씨는 정신병원 원장이다. 그는 최근 병원 환자들의 진료기록을 넘겨달라는 경찰의 요청을 받았다. 지난 6개월간 정신질환 경력이 있는 운전자들에 의한 사고가 2배 이상 늘었고, 따라서 이들에 대한 운전교육을 강화함으로써 교통사고를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BR>;당신이 만약 한 씨라면 경찰요청에 어떻게 대응하겠습니까?<BR>;<BR>;“정부는 20××년까지 국가유전정보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모든 신생아들의 유전정보를 채취해 국가 데이터베이스에 보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각종 질병의 원인에 대한 연구를 실시하고, DNA 분석을 통해 범죄자를 식별하겠다는 구상이다.” <BR>;범죄식별 및 질병연구에 큰 도움이 되므로 승인되어야 할까요? 개인정보 침해이므로 철회되어야 할까요? 당신의 의견은?<BR>;- <인권감수성 테스트> 문항 중<BR>;<BR>;<BR>;<b>;우리가 말하는 그것, 인권일까 차별일까?</b>;<BR>;<BR>;뉴스 보기 두려운 세상이다. 사회의 온갖 부정·부패 소식이 헤드라인을 장식(?)해 국민의 공분을 불러오는 가운데, 사회면에는 ‘인간이길 포기한’ 듯한 사람들이 저지른 흉악범죄 소식이 들려온다. 심란한 기사의 댓글창에는 기사 못지않게 거친 논조의 댓글이 오간다. 최근 사회적 화두가 된 성평등 이슈에는 서로를 ‘쿵쾅이들’과 ‘한남’이라 욕하며 기사와 상관없는 입씨름에 열을 올리고, 강력범죄 소식에는 한결같이 ‘내 혈세가 아깝다’며 ‘당장 사형시켜라’라고 입을 모은다. 가해자 인권 보장하느라 피해자들만 더 억울해지고, 병역거부자들의 양심 챙겨주느라 국방이 위험해지고, 난민 보호하느라 정작 국민들은 불안해진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인권이 문제라고 성토한다. <BR>;혐오표현, 갑질과 괴롭힘, 페미니즘, 난민 문제, 양심적 병역거부… 지난 몇 년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이슈의 상당수는 실제로 ‘인권’과 연결된다. 인권을 더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만큼이나 인권 타령하느라 나라가 나라답지 않게 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어쨌든 지금은 과거보다 인권교육이 강화되고, 인터넷 창만 열면 인권 이슈와 토론이 얼마든지 가능한 세상이다. 인권에 관한 지식이 상식이 되어가고, 인권지식이 ‘교양인의 척도’가 되어가고 있다. 어려운 처지의 사람을 보면 연민이 생기고, 그런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이라며 뿌듯해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많은 우리 사회의 인권은 과연 좋아지고 있을까?<BR>;‘그렇다’고 자신 있게 말할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인터넷 댓글창의 수많은 비하와 혐오표현이 그것을 입증하고, 장애인 자녀가 다닐 학교를 지으려 무릎 꿇은 학부모들의 읍소가 우리 사회의 민낯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난민을 수용하자는 호소에 ‘잘사는 너희 집에서 거두라’는 비아냥이 넘쳐난다. 우리 사회에서 인권은 왜 이렇게 문제적 존재가 되어버렸을까?<BR>;개인의 인권보다 사회적 안정이 더 중요하다는 사람들은 공공의 이익을 앞세워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고, 인권을 중시한다는 사람들은 인권에 둔감한 사람을 ‘교양 없는 사람’이라며 차별적으로 바라본다. 심지어 각자 자신에게 중요한 인권만 외치며 다른 이슈는 외면하는 차별을 행하기도 한다. 개인의 처지와 관계없이 인간으로서 권리를 평등하게 보장받기 위해 인권 개념이 생겨났건만, 실제 우리 사회에서는 인권을 둘러싼 크고 작은 차별이 끊이지 않고 있다. <BR>;<BR>;<BR>;<b>;나의 인권과 당신의 인권이 웃으며 싸우는 법</b>;<BR>;<BR>;인권이 실질적으로 우리 삶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이처럼 꼬여버린 매듭을 풀어내야 한다. 상대의 말과 처지에는 귀와 눈을 막은 채 자기 논리만 내세워서는 분열이 일어날 뿐이다. 지금은 서로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그렇게 주장하게 된 현실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BR>;이를 위해 이 책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날카롭게 맞서고 있는 인권 관련 주제들을 골라 담았다. 범죄자 인권, 난민 문제, 젠더 전쟁 등 하나같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주제들이다. 인권사회학을 연구하는 저자는 이들 이슈에 대한 주장과 반론을 담고, 서로의 입장이 나오게 된 사회적 배경에 대해 소개함으로써 서로의 관점을 균형감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관련 연구와 해외사례를 소개해 각종 사안을 좀 더 깊고 넓게 바라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한다.<BR>;이 책에는 저자가 개발한 인권감수성 테스트가 중요한 기반자료 역할을 한다. 2015년에 만든 인권감수성 테스트는 론칭 한 달 만에 2만 명이 참여해 화제를 낳았고, 대학생은 물론 중고등학생과 성인들까지 4년간 약 6만 명이 테스트에 참여했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숫자로 보는 인권’을 만들어 인권자료와 정보를 일반인들과 공유하는 등, 연구실에 갇힌 인권이 현실과 만나게 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BR>;요즘 ‘인권감수성’이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인권을 높이려면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이 중요하고, 내가 겪지 않은 상황에 대한 상상력이 중요하다. 허울 좋은 지식의 묶음이나 그럴싸한 국제적 규범으로서의 인권이 아니라, 어려운 사고와 선택을 통과해서 우리 일상에서 질긴 생명력으로 살아 숨 쉬는 가치가 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인권감수성은 감성의 영역인 동시에 이성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이다. 뜨거운 논쟁도 좋지만, 좀 더 차분하고 냉정한 마음과 머리로 사회적 이슈를 대한다면 서로를 가로막는 오해와 편견이 조금은 풀리지 않을까? 지금과 같은 대립과 혐오를 피하고 서로 존중하며 타협점을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이 책과 함께 때로는 논쟁하고 때로는 공감하며 ‘웃으며 싸우는 법’을 익힐 때, 비로소 인권이 우리 삶에 편안히 자리할 것이다.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법조문과 판례를 통해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인권에 대한 개인의 심리에 관심이 있다. 인권을 마주하는 개개인의 복잡한 심정을 좀 더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예측하려고 한다. 기업, 공공기관 등 사회조직이 보여주는 인권감수성 역시 주요 관심사다. AI와 인권이 공존하는 세상을 머릿속에 그리고, 또 그런 ‘인간적인’ 미래를 만들기 위해 조금씩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런 호기심과 바람을 일상의 언어로 풀고 공유하는 데 관심이 있다. 지난 10년간 국내외 연구자들과 함께 ‘인권사회학’ 분야를 꾸준히 개척해왔다.
다행히 많은 학생들이 인권 강의와 사회학 강의에 참여하며 그의 노력에 지지를 보냈다. 소크라테스식 문답 수업이 특징인 그의 강의는 미래를 능동적으로 개척하려는 많은 학생들로 넘친다. 2017년 성균관대 SKKU 강의상을 수상하였고, 대외적으로는 2018년 미국사회학회(ASA) 글로벌분과 운영위원으로 선출되는 등 탄탄한 국제연구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2015년에 만든 ‘인권감수성 테스트’는 론칭 한 달 만에 2만 명이 참여해 화제를 낳았다. 최근에는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숫자로 보는 인권(humanrightsdb.com)’을 만들어 인권자료와 정보를 일반인들과 공유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차곡차곡 정리된 1000여 개의 인권지표들이 시각적 볼거리를 제공한다. 디지털 기술과 인권을 접목해 새로운 연구와 교육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한림대와 서울대에서 각각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에서 연구년을 보냈다. 현재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이자 성균관대 인권과개발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법무부, 국가인권위원회, KDI, 한국도로공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등에 컨설팅을 했으며, 법원행정처와 서울중앙지법 양성평등심의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대외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인권학회, 한국개발정책학회, 한국반부패정책학회 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책머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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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1장 착하고 따뜻한 사람들이 많아지면 인권이 좋아질까?
\r\n어쩌다 대한민국은 ‘갑질왕국’이 됐을까
\r\n인권과 인권이 부딪칠 때
\r\n인권이라는 상자에는 무엇이 담겨 있을까
\r\n우리의 인권은 안녕한가요?
\r\n인권감수성을 높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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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2장 그들에게 우리의 나라를 빼앗긴다면?
\r\n정당한 거부감
\r\n세 살배기 쿠르디가 일깨운 것
\r\n“우리도 힘든데 누구를 도와?”
\r\n“그들이 진짜 난민인지 어떻게 알아?”
\r\n벤담이라면 난민을 거부했을까?
\r\n“자네 부모가 전라도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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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3장 ‘금수만도 못한’ 자들에게 인권이란?
\r\n인간 이하의 인간에게도 인권이?
\r\n범죄자의 인권을 빼앗으면 피해자의 인권이 회복될까?
\r\n범죄자 인권이 내 안전보다 중요할까?
\r\n재발방지가 되려면, 개과천선하려면
\r\n우리는 그들과 공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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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4장 나의 양심은 국가 없이도 존재할 수 있을까?
\r\n항일운동에서 배신자 낙인까지
\r\n“군대 간 사람은 양심도 없다는 거야?”
\r\n총을 들어야만 나라를 지킬 수 있을까?
\r\n형평성을 지키는 대체복무 방안은?
\r\n군복 입은 시민의 권리
\r\n각자의 위치에서 공동체를 위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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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5장 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가 함께 살아가려면
\r\n미투, 터질 것이 터졌다
\r\n성인지 감수성과 유죄추정
\r\n“내가 잠재적 가해자라고?”
\r\n우리는 왜 점점 과격해질까?
\r\n젠더 전쟁의 승자는?
\r\n승자도 패자도 없는 싸움을 끝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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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6장 결혼만은 포기하라는 말의 의미
\r\n동성결혼 허용, 시대의 흐름인가?
\r\n치유가 인권보호?
\r\n‘시민결합’이라는 실험
\r\n게이처럼 보이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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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7장 혐오 표현도 표현의 자유일까?
\r\n악성댓글, 혐오표현, 드루킹 그리고 ‘인터넷 댓글 실명제’
\r\n1%를 규제해서 민주주의가 지켜진다면?
\r\n1%의 규제로 전체가 위축된다면?
\r\n혐오표현도 지켜내야 할 표현의 자유일까?
\r\n선거기간에만 실명제를 적용한다면?
\r\n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켜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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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8장 장애인 앞에 놓인 장애물을 없애려면
\r\n님비즘 때문만은 아니다
\r\n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
\r\n탈시설은 해결책이 될까?
\r\n‘무지의 베일’과 역지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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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9장 공정한 채용을 위한 차별은 정당할까?
\r\n모든 스펙은 서울로 통한다?
\r\n공정성 아래 희생되는 것들
\r\n차별과 역차별, 어디까지가 ‘정당한 차별’일까?
\r\n‘그들만의 리그’를 깨기 위하여
\r\n공정한 채용을 위해, 차별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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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10장 파업할 권리와 불편하지 않을 권리
\r\n노동조합권 vs 경영방어권
\r\n노동조합, 찬성하지만 참여하지 않는 이유
\r\n유연성과 기본권,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r\n시민교육으로서의 노동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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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11장 일터 괴롭힘은 누가 없앨 수 있을까?
\r\n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r\n폭력의 전염
\r\n정부가 어디까지 나서야 할까?
\r\n자율적인 대책마련의 한계
\r\n몰라서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면
\r\n인권경영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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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에필로그 | AI의 인권감수성은 어떻게 키워주지?
\r\n주(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