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는 고양이를 묶는 것으로 시작한다…”
어느 선교사가 선교지에 부임하면서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를 데리고 갔다. 선교사는 예배를 드릴 때마다 고양이를 강단에까지 데려 갈 수 없어서 언제나 교회 마당에 있는 나무에 고양이를 묶어 두고 예배를 인도했다. 세월이 흐르자 선교사는 건강 문제로 본국으로 급히 귀국하게 되었고 원주민들은 스스로 예배를 드려야 했다. 그리고 다시 그곳에 다른 선교사가 부임하게 되었다. 선교사는 원주민들과 드리는 예배에서 이상한 행동을 보고 놀랐다. 그들이 예배를 시작하기 전에 교회의 나무에 고양이를 묶어 두는 것을 본 것이다. 당황한 선교사는 원주민 지도자에게 물어 보았다. “왜 고양이를 묶어 두는 것입니까?” 그러자 원주민 지도자가 확신 있게 대답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예배는 고양이를 묶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예전에 선교사님도 그렇게 하셨습니다.”
이 이야기는 그럴 듯하게 지어 낸 이야기 같지만 실제 우리의 모습일 수 있다. 예배는 어떻게 학습되는가? 우리는 예배를 어떻게 어디서 배울 수 있었는가? 예배는 예배의 현장에서 습득된다. 우리 스스로에게도 물어 보자. 예배 속에 있는 묵도에 대해서 궁금했던 적이 있었는가? 교독문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 했던 적이 있었는가? 설교 전에 순서를 갖는 찬양대의 노래가 왜 그 순서에 있어야 하는지 질문해 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종교적인 진지한 분위기에 숙연해져 있었고 전통의 권위에 순응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하고 있는 행동이 과연 옳은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물어 보기 전까지 과거가 우리의 것이 되어 버린다는 사실이다. 예배 속에서 고양이를 묶어 두는 것을 그들이 보고 있었기 때문에 답습할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질문을 하지 않으면 과거가 지배하게 된다. 시작과 의미를 묻지 않으면 그냥 보고 있던 것들이 우리의 것이 되어 버린다. 어떤 경우에는 아무 이유가 없는 것임에도 그것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때도 있다. 우리는 이제 질문을 시작해야 한다. 질문이 지혜이다. 질문이 문제에서 벗어 날 수 있게 하는 길이다. 질문하지 않으면 과거가 우리를 속일 수 있다. 질문도 하지 않으면 무지한 것인 줄도 모른다.
‘예배전쟁’이라는 용어가 세상에 나왔다. 예를 들어 예배자들이 부르는 노래 때문에 세대차와 취향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회들이 있다. 영성학자 마르바 던은 오늘날 여러 가지 이유로 예배의 갈등을 겪고 있는 교회들에게 마땅히 물었어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을 가르쳐 주고 있다. 질문만 제대로 할 수 있다면 무모한 싸움에서 해방될 수 있다. 건강한 공동체는 본질이 아닌 것을 가지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본질을 붙들기 위해 핵심을 질문할 수 있어야 문제에서 벗어 날 수 있다. 이 책은 시편 96편을 해부하면서 예배자들이 물어야 할 핵심질문을 던져 주고 예배의 바른 동기와 정신에 대해서 성찰하게 한다. 특별히 예배를 책임진 사람들에게 이 책에 나오는 질문들이 예배를 돌아보게 하는 좋은 자료가 되리라 믿는다.
정종원 목사(월드미션대학교 예배찬양주임교수, 아이엠처치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