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어떻게 우리 삶을 바꾸는가?”
BBC 라디오 청취자들을 열광시킨 세계적 석학 시어도어 젤딘의 ‘대화 수업’
세계적 베스트셀러 《인생의 발견》《인간의 내밀한 역사》 저자의 숨은 명저
논쟁에서 이기기 위한 대화가 넘실대는 시대
냉소와 무기력을 넘어 지혜를 회복하기 위한 여정
《대화에 대하여》는 독창적인 역사 연구와 인간을 향한 따뜻한 관심으로 ‘유럽의 지성’으로 손꼽히는 시어도어 젤딘의 강연을 옮긴 책이다. ‘대화는 어떻게 우리 삶을 바꾸는가’를 주제로 진행된 BBC 라디오 강연이 청취자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으며 출간으로 이어졌다. 젤딘은 ‘대화는 어떻게 새로운 시대를 여는가?’, ‘새로운 사랑의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까?’, ‘기술은 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등 여섯 가지 도전적인 질문을 발판 삼아 진정한 대화란 무엇인지, 대화가 어떻게 나 자신과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15세기 궁정인들이 남긴 대화에서부터 세 살짜리 아이의 철학적 질문까지, 영화, 소설, 드라마 속 인물들의 대사부터 성경과 코란 속 구절까지 다양한 삶과 기록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노학자의 ‘대화 수업’이다.
신속함과 효율성을 압박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활동에 쏟을 시간을 빼앗기고, 생각과 기억과 희망을 나누면서 서로를 돕는 능력을 상실해간다. 젤딘은 낯선 사람들과의 대화가 우리 삶을 회복하고 호기심을 되찾을 열쇠라고 역설한다. 서로를 심문하는 대화나 미디어가 내놓는 대화에 질식당하지 않기 위해, 생각의 경직을 막고 가치 있는 지식을 나누기 위해 우리에게는 ‘정신과 정신의 만남을 주선하는 대화’가 필요하다. 이 책은 대화에 관한 우리의 관점을 바꾸어놓으며 더 나은 대화를 위한 실천적 지침을 일러준다.
“사적인 대화가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 관계에 무한히 소중한 무언가를 더해주는 것은 다름 아닌 대화입니다.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 생각에 자극을 받고 변화하면 우리가 남들에게 얼마나 큰 빚을 지고 있는지, 상대가 고유한 존재로 남아 있으면서도 우리의 지적, 도덕적, 정서적 발달에 얼마나 크게 기여하는지 깨닫게 됩니다. (…) 그러는 동안 아름다움에 대한 우리의 관점이 유연해지고, 생각이 달라지면 우리 자신도 새로운 사람이 됩니다.” (71쪽)
나를 발견하고 타인을 우리 삶으로 초대하는
품격 있는 방법에 관하여
진정한 대화는 내가 누구인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은 누구인지’를 묻는 데서 시작된다. 나의 견해를 유지하기 위해 마음이 맞는 사람과만 이야기하거나 좋아하는 영화, 가보고 싶은 여행지 같은 안전한 주제로 대화를 한정할 때, 우리는 새로운 생각과 만날 기회를 포기하는 셈이다. 《인생의 발견》, 《인간의 내밀한 역사》 등 저작들을 통해 타인의 삶을 경청함으로써 인류가 얼마나 풍성한 지혜의 유산을 얻게 되는가를 역사적 시선으로 고찰해온 젤딘은 ‘대화’가 이러한 배움을 삶으로, 일상으로 가져오기 위한 실천법이라고 강조한다. 지적인 호기심 속에서 서로를 존중하는 대화에 몰입할 때, 우리는 나와 타인을, 세계를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알기 전에는 나의 관점이 남들과 어떻게 다른가를 발견할 수 없으며, 내면에 자리 잡은 오해와 편견, 나 자신에 대한 착각을 허물 기회도 놓치게 된다. 대화는 타인을 경유하여 새로운 자기 이해에 이르게 되는 통로이자 나의 세계를 확장하는 발판이 된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우리는 자기 성찰의 미덕을 믿도록 길들여졌습니다. 하지만 ‘나는 누구인가?’라는 해묵은 질문만 되풀이해봐야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스스로를 아무리 매력적인 사람이라 생각한다 해도, 한 개인이 자기에 관해 알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지요. 다른 사람들이 무한히 더 흥미롭고, 그들이 할 말도 무한히 더 많습니다.” (65쪽)
좋은 대화의 시작은
좋은 질문을 던지는 일
스포츠나 취향에 관한 대화는 관계에 온기를 불어넣어주지만, 때로는 삶에 관한 개인의 진지한 생각을 감추는 연막이 된다. 젤딘은 우리 삶에서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우리는 누구이고 인생의 어디쯤 와 있는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발견할 대화를 늘려나가자고 제안한다. 그 시작은 좋은 질문을 던지는 일이다. 평소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들, 일상의 중압감에 짓눌려 마음 뒤편으로 보내버리던 질문들을 마주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젤딘은 책 속에서 흥미로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36가지 질문을 소개한다. ‘침묵의 미덕은 무엇인가?’, ‘남들이 말하지 않는 것을 어떻게 짐작할 수 있을까?’, ‘당신 대화의 세계지도는 어떤 모양인가?’, ‘기술 교육이 어떻게 시적 감수성을 길러줄 수 있을까?’, ‘자기와의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어떤 공간, 어떤 시간이 가장 좋을까?’ 등 대화, 사랑, 일, 가족, 기술 같은 우리 삶의 근간을 이루는 주제들을 관통한다. 소중한 사람들, 낯선 사람들, 그리고 자기 자신과 더 깊은 대화를 나누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전해주는 질문들이다.
《대화에 대하여》는 독자들에게 우리가 진정으로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대화가 우리의 인생에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탐사할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런던 버크벡 칼리지와 옥스퍼드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에서 라틴어와 철학, 역사를 전공했다. 프랑스 역사 연구로 옥스퍼드 성 안토니 칼리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동 대학에서 교수와 학장직을 역임했다. 영국 학술원과 유럽 학술원의 정회원이며 하버드대학교와 HEC 파리 경영대학을 비롯한 세계 16개국 대학에 초빙되어 강의했다. 영국 BBC,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프랑스 정부 산하의 아탈리위원회를 비롯하여 수많은 기업과 공공 기관, 두뇌 집단들에 조언을 해왔다.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그를 ‘다음 세기에도 지속될 사상을 가진 40인’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했으며 프랑스의 <마가진 리테레르>는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사상가 100인’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현재 낯선 사람들 간의 지적인 교류를 돕는 비영리단체 ‘옥스퍼드 뮤즈(The Oxford Muse)’ 재단을 이끌고 있으며, 옥스퍼드 성 안토니 칼리지의 명예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화와 소통, 호기심을 장려하는 옥스퍼드 뮤즈의 프로그램은 알랭 드 보통이 설립한 ‘인생학교’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19, 20세기 프랑스 남녀들의 개인사를 중심으로 근대사를 조망한 2000페이지 분량의 대작 《프랑스 정감의 역사(A History of French Passions)》를 집필하여 역사 저작물에 관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울프슨 상(Wolfson Prize)을 수상했고, 이후 프랑스학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고독, 공포, 호기심, 사랑 같은 감정의 영역들을 탐구하여 인류의 역사를 고찰한 전작 《인간의 내밀한 역사》는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며 그의 명성을 알렸다. 연대기 순의 평면적인 역사에서 벗어나 생동하는 개인들의 삶을 조명한 저작들을 통해 ‘현대의 발자크’라는 별칭을 얻었고, ‘프랑스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국인’,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지적이고, 사랑스럽고, 신랄하고, 낙천적이고, 심각하고, 영리한 학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행복(Le Bonheur)》 《프랑스인(The French)》 《대화(Conversation)》 등 그의 저서들은 24개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한국어판 저자 서문 - 대화의 만찬
그림에 관하여
1장 대화는 어떻게 새로운 시대를 여는가
2장 어떻게 새로운 사랑의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까
3장 가족의 대화가 지루해지지 않을 방법은 무엇인가
4장 일터에서 왜 새로운 대화법을 찾아야 할까
5장 기술은 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6장 대화는 어떻게 마음과 마음을 만나게 하는가
서른여섯 가지 대화 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