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하면서도 낯설고
위협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식물,
선인장
이보다 더 흥미로운 식물은 없다!
다육 식물 붐이 일면서 웬만한 집 거실이나 베란다에는 선인장 화분 하나쯤 자리하고 있다. 우리는 선인장의 가시 돋친 외모와 물이 없이도 잘 자란다는 특성 외에 이 식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선인장은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묘한 매력을 지녔다. 새로운 시선으로 선인장을 바라볼 수 있도록 선인장에 관한 다양하고 재미난 정보를 담은 책.
선인장은 독특한 식물학적 특성을 넘어 역사, 문화, 사회적으로도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다. 그 새롭고도 다채로운 이야기를 컬러풀한 도판과 함께 풀어낸 이 책은 식물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책장을 접을 수 없게 하는, 신선한 매력이 넘치는 책이다.
선인장은 친근하면서도 낯설고, 아름다우면서도 위협적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부분 선인장을 아주 좋아하거나 아주 싫어하는 쪽으로 극명하게 갈라선다. 선인장만큼 사랑과 미움을 동시에 받는 식물군은 드물다. 땅바닥으로 기어들어가는 것이 있는가 하면, 15미터까지 자라는 것도 있으며, 가시와 털투성이인 볼품없는 몸에서 경이롭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도 하는 이 ‘모순’덩어리 식물에는 우리가 몰랐던 참으로 흥미진진한 역사가 있다.
저자 댄 토레는 선인장의 정의와 특성 등 식물학적 기본 지식과 정보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살아남고 다양한 모습으로 번식하는 선인장의 생명력을 보면 자연의 심오한 신비를 느낄 수 있다. 어떤 선인장은 고대 문명에서 숭앙받는 식물이 되어 종교의식에 사용되었고, 어떤 종은 식량이 되기도 했으며, 선인장에 사는 기생 곤충이 붉은색 염료의 원료가 되기도 했다. 프리클리페어선인장 꼭대기에 앉아 있는 독수리 형상이 그려진 멕시코 국기는 과거 아즈텍인이 선인장 꼭대기에 독수리가 죽은 새를 물고 앉아 있는 곳에 그들의 왕국을 건설했다는 전설에 닿아있다. 선인장은 식재료, 치료제, 주거지, 보호 장비, 도구, 옷 등으로도 이용되며 인간의 문화, 종교, 정체성에 영향을 끼쳤다. 뿐만 아니라 동물의 은신처 역할도 하여 자연 생태계에서 유익한 존재가 되어 왔다.
선인장의 역사 또한 극적이다. 수천만 년 전 남아메리카 대륙의 척박한 땅 사막에서 자라난 이 식물이 어떻게 전 세계로 전파되었으며 오늘날 내 집 거실까지 들어오게 되었을까? 그 기원은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지의 땅’에 대한 호기심으로 퍼져나간 선인장의 역사에는 아픈 수난사도 있었다. 호주에서는 엄청난 번식력으로 인해 선인장을 유해한 식물로 여겨져 재배가 법으로 금지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 세계 수많은 식물원과 정원에 필수적인 식물로 사랑받으며, 과도한 수확과 서식지 파괴 등으로 멸종 위기에 처해 보호해야 할 식물로 관리되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특별한 부분은 선인장의 문화사적인 내용이다. 선인장의 다양한 모습과 생존 전략은 사막에서 열대에 이르는 전 세계의 정원사와 사진작가들의 관심 대상이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조각가, 화가, 영화 제작자, 작가 등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페루 산악 지대에서 발견된 수천만 년 전의 선인장 이미지에 이어 근현대의 회화, 조각, 만화 등으로 표현된 선인장 아트는 눈을 즐겁게 한다. 소설, 희곡, 드라마, 광고, 게임 그리고 의자나 조명, 주방 기구 등 생활 용품이나 장난감에 이르기까지 선인장이 어떻게 표현되었는지를 알아가는 것도 자못 흥미롭다.
사와로선인장은 팔다리가 있는 사람의 모습과 비슷하여 여러 대중문화 콘텐츠 속에서 자주 의인화되는 식물이기도 하다. 슐츠의 연재만화 <피너츠>에 등장하는가 하면, 월트 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에서는 도널드 덕과 함께 춤을 추기도 한다. 가시 돋친 흉측한 모습 때문에 드라마에서는 악당의 모습으로 등장하는가 하면 게임이나 장난감 등에서는 선인장이 의인화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선인장화되어 표현되기도 한다.
선인장은 쓰임새 면에서도 타 식물의 추종을 불허한다. 가시를 제외한 열매, 꽃, 줄기, 뿌리는 수천 년간 영양가가 풍부한 식재료로 사용되어 왔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열대 과일인 용과도 선인장 열매다. 또한 진통, 항균력이 뛰어난 성분을 가지고 있어 의약품 원료로 가치를 인정받는 것들도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선인장 재배에 관한 기초 지식과 선인장 진화사를 얘기하고 있다. 인간의 기술이 개입된 잡종화와 선택 교배, 접목, 유전자 변형 등으로 놀랍고 새로운 품종의 선인장들이 계속 탄생하고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일본에서 생산된 투구선인장 품종 중 하나인 ‘슈퍼 카부토’이다. 이 선인장은 수집가들이 매우 애착을 가지고 찾는 종으로 천문학적인 가격에 팔린다. 선인장 수집가와 선인장 협회, 선인장 시장과 선인장 보호에 이르기까지 선인장에 관한 한 거의 모든 정보를 수록하며 책은 마무리된다.
우리가 몰랐던 선인장에 대한 참신한 정보와 이야기는 물론, 페이지마다 생생한 사진과 해설을 곁들여 시각적으로도 읽는 재미가 있는 <선인장>. 이 책은 선인장 애호가에게는 특별한 긍지와 애정을 갖게 해줄 것이며, 선인장에 대해 몰랐던 독자에게는 선인장을 바라보는 생각의 지평을 확장시켜줄 것이다.
댄 토레는 호주 로열멜버른공과대학(RMIT) 교수로, 열렬한 선인장 수집가이자 재배자이다. 애니메이션, 미디어, 대중문화에 관해 다수의 책을 썼고, 2019년에는《 식충 식물(Carnivorous Plants)》을 출간했다.
서문 _ 9
1. 선인장의 역사 _ 19
2. 토종 선인장과 외래 선인장 _ 61
3. 아름다운 선인장과 기괴한 선인장 _ 97
4. 거의 인간에 가까운: 의인화된 선인장 _ 135
5. 식용 선인장 _ 177
6. 선인장의 변형 _ 211
7. 선인장 수집가들과 선인장 협회 _ 241
✽부록
| 연대표 _ 274
| 이 책에 실린 선인장 학명 _ 278
| 참고 문헌 _ 282
| 추가 참고 도서 목록 _ 292
| 관련 웹 사이트 _ 294
| 감사의 말 _ 299
| 사진에 대한 감사의 말 _ 300
| 찾아보기 _ 302